설악산 단풍은 9월 27일 대청봉 정상 근처에서부터 시작, 10월 17일을 전후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계령·마등령·대승령·공룡릉 일원은 9월 27일에서 10월 5일, 천불동·수렴동·십이선녀탕계곡은 10월 11일에서 20일 사이에 절정을 이루고 10월 21일부터 30일 사이에 비선대를 비롯해 주전골·장수대 등의 골바닥이나 산자락 끄트머리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그 날의 단풍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각 대피소에 전화로 문의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단풍철이면 설악산은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대청봉 최단 등로인 오색 기점 코스와 내외설악 대부분의 코스가 모이는 천불동계곡은 특히 혼잡하다.
오색코스는 일출을 기대하는 이에서부터 당일 산행을 위해 서둘러 산행하는 이들이 많아 특히 새벽에 붐빈다. 오전 11시~오후 2시가 비교적 한갓진 시간대다. 대청봉 등하산로로 많이 이용되는 천불동계곡은 노폭이 좁은 철계단이나 철다리 구간이 많아 정체현상을 빚곤 한다. 가능하면 천불동계곡 길은 오전에 산행을 마치도록 한다. 일찍 출발해 대청 하산길에서 단풍을 맛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짠다. 오전 시간대에 희운각을 내려서면 비교적 덜 혼잡스런 상태에서 천불동계곡의 단풍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중청대피소는 9월 초에 이미 10월 20일 경까지의 예약이 모두 끝났으므로 포기한다.
설악동 소공원은 등산로뿐 아니라 가벼운 탐승로도 많아 설악산 일원에서 탐방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단풍 피크 때는 소공원 주차장까지 진입로를 들어서는 데도 만만치 않다. 특히 척산 삼거리~소공원 구간은 차량 혼잡으로 5분 거리가 몇 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설악산 관리사무소는 단풍철에 B지구 관리사무소 앞에서 소공원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B지구 B2 주차장에 세워놓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한다. 운행시간은 06:30~22:00, 요금 750원.
▶ 주요 등반코스 가이드 ◀
■ 대중적인 당일 등정길 오색~대청 코스 : 최고봉인 대청봉까지 최단거리 코스. 하지만 오르막 일변도이고 가파른 구간이 많아 뜻밖에 고생하게 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오색 코스 길목은 오색 온천지구 북쪽 그린야드호텔 위, 국도변의 국립공원 입장권 매표소로, 정상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린다. 왕복산행보다는 소청을 거쳐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이가 많다. (대청~설악동 소공원 6시간 소요)
■ 웅장한 계곡미의 천불동계곡 코스 : 험하기로 이름난 골짜기면서도 풍광이 수려해 설악산의 여러 등산로 가운데 초창기에 개발됐다. 돌병풍을 양옆에 두른 듯한 골짜기 곳곳에 비경이 자리해 있는 데다가 수많은 지계곡이 방향을 틀 때마다 펼쳐진다.
천불동계곡은 설악산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등산로다. 따라서 단풍 절정기 때는 늘 붐비므로 이 무렵엔 넉넉한 간식과 보온의류를 갖추도록 한다. 소공원에서 대청봉까지 오르는 데 약 8시간, 가장 빠른 오색 하산로는 3시간 걸린다. (11시간)
■ 서북릉 단축로 한계령~끝청~중청 코스 : 한계령휴게소에서 서북릉으로 올라 끝청을 거쳐 중청~대청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오색 기점 코스와 함께 최단 시간 대청봉 등로다. 해발 약 950m의 한계령 고갯마루에서 시작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산행을 마칠 수 있고, 장쾌한 서북릉을 따르며 내외설악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6시간)
■ 북설악·공룡릉 조망 명소 마등령 횡단 코스 : 내외설악을 넘으면서 대청봉을 향해 뻗은 공룡능선과 그 양옆의 침봉들, 그리고 북으로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북설악의 웅장한 산줄기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코스다.
산행 기점은 내설악 용대리와 외설악 설악동. 체력에 자신 없는 이는 비교적 완경사 등로인 용대리 기점 코스를, 체력에 자신 있고 마등령 일출을 기대하는 이라면 비선대를 기점으로 한다. 11시간 이상 걸리는 긴 코스로 백담대피소나 비선산장에서 하룻밤 묵고 새벽녘 출발하는 것이 체력과 산행시간을 조절하기에 좋다. 백담매표소에서 백담대피소까지는 약 7㎞ 거리로, 중간 주차장까지 약 4㎞ 구간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요금 편도 800원. 문의 백담분소 (033)462-2554.
■ 비선대 기점 공룡릉 원점회귀 코스 : 내·외설악을 가르며 마등령에서 신선대로 뻗은 공룡릉은 설악 최고의 능선으로 꼽힌다. 등날에 솟구친 기암괴봉뿐 아니라 공룡릉과 화채릉에서 천불동을 향해 내리닫는 수많은 암릉들, 그리고 서북릉 같은 장쾌한 능선과 용아릉 같은 침봉 능선 등 아름다운 산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
무너미고개(희운각대피소) 또는 마등령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시간(약 5시간)과 체력이 엇비슷하나, 기상변화가 심하고 헷갈리는 지점이 있는 능선이니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첫날 희운각대피소에서 하루 묵은 다음 이튿날 공룡릉을 주파하고 하산하는 게 안전하다. (12시간)
■ 내설악 최고의 계곡길 백담골~구곡담 : 백담계곡~수렴동~구곡담 골짜기는 내설악에서 가장 길면서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계곡 코스다. 구곡담을 벗어나 봉정암 오르막으로 접어들기 전까지 부드럽게 이어지고, 안전시설물이 곳곳에 설치돼 봉정암 신도들도 가볍게 이용한다. 계곡 탐승만이 목적이라면 수렴동대피소에서 약 2시간 거리인 쌍폭 전망대까지만 오르도록 한다.
소청에서 천불동을 거쳐 소공원까지 5시간, 대청을 거쳐 오색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수렴동이나 소청대피소에서 하룻밤 묵은 다음 하산해야 한다.
■ ‘미인계곡’ 십이선녀탕계곡 : 설악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꼽히는 골짜기다. 협곡 속에 폭포, 폭포에 암반이 파여 이루어진 탕이나 소가 다 헤아리기 어렵다. 소와 담에 드리워진 단풍빛은 선경을 연상케 한다. 계곡 절경만 탐방할 생각이면 복숭아탕 왕복(5시간 소요)이 바람직하다.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로 하산할 경우 약 10시간 소요.
■ 인내와 체력 시험하는 서북릉 코스 : 대청에서 중청~귀때기청~대승령~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릉은 설악산에서도 가장 힘든 능선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청에 이를 때까지 내설악뿐 아니라 남설악의 가리봉과 점봉산, 그리고 인제·홍천 일원의 고봉준령을 눈과 마음에 담고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등산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대승폭 단풍과 귀때기청봉 조망이 일품. 1박2일 코스.
십이선녀탕계곡~대승령~서북릉~중청 코스를 거쳐 대청봉에 오른 다음 오색으로 하산하거나 중청~소청을 거쳐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게 정석으로, 장수대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기점이 어디건 첫날 밤은 서북릉 상에서 지내야 하기에 야영장비는 필수다.
■ 자연체험학습 코스 : 설악산 관리사무소는 다른 공원과 마찬가지로 탐방객을 위한 자연체험학습 코스(야생동물 해설, 숲 해설, 사찰탐방)를 마련해놓고 있다. 1박2일 코스인 야생동물학교는 12월 말까지 매월 약 2회씩 백담대피소 일원에서 실시한다. 소공원~비룡폭포 코스와 소공원~비선대 코스에서 진행되는 숲해설 및 계류생태·지형지질 관찰과, 오색약수~용소폭포 매표소 구간에서 진행하는 조류생태·지형지질 관찰은 각각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동안 실시한다. 참가비는 공원 입장료에 한하며, 야생동물학교는 대피소 숙박료(교통과 식사는 개인 부담)가 추가된다. 전화 (033)636-7700·7702, 홈페이지 www.npa.or.kr
▶ 가벼운 나들이 코스 ◀
■ 울산암 코스 : 울산암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주는 남한 제일의 암괴지만, 정상까지 철계단이 놓여 있어 거대한 바위의 정수리를 밟고 서는 쾌감까지 맛볼 수 있다. 도중 설악산 명물 중 명물인 흔들바위도 있으므로 가족끼리 찾았다면 반드시 가볼 만한 길이다. 외설악의 단풍 장관을 만끽하려면 오전 일찍 올라야 한다. 소공원~울산암 정상 왕복에는 3시간 정도 걸린다.
■ 비룡폭포 코스 : 설악동 소공원 남쪽의 비룡폭은 가볍게 설악산 협곡의 멋을 즐기려는 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나들이 코스다. 길게 잡아 2시간이면 설악산 심산유곡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비룡폭 일원의 단풍빛도 아름답지만 탐승 도중 눈에 들어오는 남한 최대의 폭포인 토왕성폭포의 웅자도 대단하다.
울산암이나 비룡폭 탐승 전 권금성케이블카 탑승권을 먼저 구입해 두면 기다리는 일 없이 하산 뒤 곧바로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사계절 두고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멋지기도 하거니와 멀리 자신이 올랐던 울산암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권금성케이블카는 현재 보수 중으로 10월 중순 재개통할 예정이다. 왕복 7000원(문의 033-636-7362).
■ 단풍 곱기로 이름난 점봉산 주전골 : 설악산 국립공원 남쪽 지역의 주봉인 점봉산 북사면에 위치한 주전골은 ‘단풍 제1경’ 설악에서도 단풍이 곱기로 첫손 꼽히는 계곡이다. 특히 골짜기 전체가 골고루 붉고 노란 잎으로 화사하게 물든다는 게 특징. 국도 바로 옆으로 이어져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들이 단풍 탐승을 하기에는 최적인 코스다. 2시간 소요.
■ 기암절벽에 핀 단풍꽃 장관인 대승폭 : 대승폭은 개성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로 손꼽히면서도, 여름 장마철이 아니면 폭포다운 물줄기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기암절벽을 물들이는 단풍빛은 황홀경을 자아낸다. 한계령도로변인 장수대분소에서 1시간 거리로, 급경사 바위 구간에는 철계단이 설치돼 있다. 왕복 1시간30분.
설악산 국립공원지도 : PDF 로 자세히 보기
▲ (上) 통나무집식당의 산채모듬(오른쪽)과 황태구이 (下) 양양 자연송이마을의 자연송이 전골 | |
설악산에는 다양한 경치만큼 먹거리도 다양하다. 온천과 약수가 있는 남설악 오색에는 산채음식 천국이라 할 만한 식당촌이 성업 중이다. 대포동 외옹치 동명항 장사동 등 바닷가에는 횟집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울산암 아랫마을 노학동에는 32개 업소, 국내 최대 규모의 순두부촌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번호 033)
■ 오색지구
양양자연송이마을(033-672-0072) 오색그린야드호텔 지하의 송이요리전문식당. 한국관광공사가 '깨끗하고 맛있는 집'으로 선정했다. 주변이 송이산지라 값이 무척 싸다. 자연송이해장국 7000원, 자연송이국수 8000원, 자연송이덮밥 1만3000원, 자연송이전골 2만원. 식당 맞은편이 알칼리 온천과 탄산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색온천탕이다.
남설악식당(672-3159) 오색 여관마을 입구의 산채전문점. 1987년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향토요리 품평회에서 산채모듬약수정식(1만5000원)이 1등상을 받았다. 산채비빔밥 5000원. 산머루주 맛이 널리 알려져 사갖고 가는 손님들이 많다.
통나무집식당(671-3523) 오색약수터와 나란히 하고 있는 큰기와집 식당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채음식점. 산채와 황태가 어울려 가을의 입맛을 한껏 돋운다는 통나무집정식(1만3000원)이 인기. 35년 전통의 이 집 식탁에서는 대청봉 정상이 눈앞에 다가선다.
들꽃과 클래식이 있는 찻집(672-3393) 꽃집 같은 찻집에 소녀 같은 여인 문인 하 여사가 옥과보다 더 좋은 다섯 가지 맛의 차를 다려낸다. 약수 한 바가지 마시고 분위기 한잔도 마신다는 집으로 오색약수터 위쪽에 있다.
■ 외설악
설악산회관(636-7478) 신흥사 가는 길 설악동 B지구 상가 입구에 있는 대중적인 한식당. 주변 모텔 투숙손님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해장국을 먹기 위해 많이 찾는 집이다. 우거지해장국 황태해장국 된장찌개 산채비빔밥 각 5000원. 산행하는 손님들에게 주먹밥(2000원)도 싸준다.
왕부(635-6012) 순두부집이 즐비한 속초시 노학동 산자락에 있는 정통 중국음식점. 달마봉과 울산암을 병풍 삼고 속초 시가지와 시가지 너머로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잔뜩 멋을 부려 지은 집에서 별나게도 정통 중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 7000원짜리 짬뽕, 4만5000원짜리 크림새우 등이 있다. 주인은 서울 강남에서 유명한 중국 음식점을 경영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속초시내 명사들이 영빈관으로 많이 이용하기도 하는 집이다.
금강산가든(635-8425) 속초시 장사동(장천마을)에 있는 오리황토흙구이 전문점. 자가오리농장에서 기른 오리를 갖다 쓴다. 오리를 황토토기에 넣어 굽는 조리법을 써서 건강식품으로 손님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이다. 서울특별시연수원과 국민은행연수원에서 멀지 않는 거리에 있다. 찾아 들기가 조금 까다롭지만 개발의 손길이 아직은 닿지 않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설악의 능선을 바라다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3~4인이 먹기에 충분한 오리황토구이가 3만5000원. 3시간 전에 예약 필요.
■ 내설악지구
용바위식당(462-4080) 미시령과 진부령 갈림길 진부령 쪽 200m지점에 있는 황태구이 정식전문점. 황태요리 하나로 각종 상을 수상한 경력의 안주인 연영숙씨는 황태요리의 달인으로 공인이 되고 있다. 황태는 자가덕장에서 말린 것만을 쓴다. 황태구이(1마리)에 밥과 국이 따라 나오는 황태구이정식 1인분이 7000원이고 구이(4000원)와 국(3000원) 밥(1000원)을 따로 따로 주문해서 먹어도 된다. 황태판매장이 딸려 있다.
미리내먹거리(462-0920) 인제군 북면 용대1리 내설악 십이선녀탕 입구에 있는 토종 두부음식점. 7000여평 농토에서 콩농사를 짓고 여기서 소출한 콩으로 집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 손님들의 식탁에 올린다. 두부 1쟁반 5000원. 방 5칸으로 민박손님도 받는다. 4인 기준 3만원.
백담순두부 돌이네집(462-0001) 용대리 백담사 입구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분위기 있는 돌집. 옥호 그대로 순두부정식(5000원)을 먹는 집이다. 원조집으로 상호등록까지 해 놓았는데 이 집이 유명해지자 주변에는 비슷한 옥호의 집들이 여럿 생겨났다. 하산 길 녹두빈대떡(5000원)과 더덕구이(1만원)를 주문하고 술 한잔 기분 좋게 마시는 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안주인 고윤옥 여사는 연대 음대를 나온 첼리스트다.
■ 바닷가의 횟집들
용궁횟집(635-6854) 설악산 입구 대포동 해맞이공원 맞은편에 있는 아담한 횟집. 서울 등 전국 각지로 갈 수 있는 버스정류장이 바로 식당 앞이다.
돌섬횟집(633-6996) 속초시 동명동 등대전망대 바로 아래에 있는 활어 전문 횟집. 확트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2층 식탁에서는 파도 소리가 들리고 식당 안은 바다내음이 가득하다. 집 앞에서는 낚싯대를 드리울 수 있다. 민박손님도 받는다. 집 주인 이상식씨가 골수 산꾼이라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철저하게 자연산 활어만으로 영업한다.
싱싱활어판매장(631-2927) 동명동 영금정 안쪽 횟집 골목에 있는 작은 규모의 식당. 승합차를 늘 대기시켜 놓고 버스정류장까지의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활어판매장’이 붙은 옥호는 ‘횟집’보다 음식값이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