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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종주(산림청 100대 명산 산행 48차)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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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종주(산림청 100대 명산 산행 48차)

청산거사 2008. 5. 2. 16:44

산림청 100대 명산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갓바위, 동화사등 볼만 한곳도 많아 특정 계절에 치우치지 않고 사계절 두루 도시민의 휴식처로 인기가 있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하여 동·서로 16km에 걸친 능선 경관이 아름다우며 대도시 근교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도시민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고 한국의 산하 100대 인기명산 중 34위이며 동화사, 은해사, 부인사, 송림사, 관암사 등 불교문화의 성지로 유명.

소재지 : 대구 동구, 경북 군위, 영천

● 높   이 : 1,192.9m (주봉 : 비로봉(제왕봉)) - 정상 입산금지

    산행일자 : 2008년 5월 01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 파계사주차장-파계사-파계재-파계봉-서봉-동봉-신령재-능선재-관봉-갓바위-

              갓바위주차장 (총17km  휴식포함 8시 50분)

    누구랑 : 나홀로

인터넷상에 있는 산사이트의 정보 제공으로 난 어느새 산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 변해갔으며 이제는 산이 좋아 산에 오르는 산사람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 같다.  당초 산에 오를때는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에는 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꽃놀이 등 주로 테마산행과 사람이 많은 곳을 택하여 기획 산행을 했었는데 이제는 패턴이 바뀌어 나홀로 한적한 곳을 골라 하루종일 걸을수 있는 산만 골라 가는 이상한 습성이 든 것 같다. 난 산행을 하기전엔 항상 경험자의 인터넷 산행기를 참조하였으며 필요한 부분만 메모하여 산행시 활용했는데 크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동대구에서 5시 45분에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도시락으로 김밥을 준비하여. 6시 30분에 파계사 가는 버스를 타고 파계사로 향하였다. 오늘의 산행일정은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가는 팔공산 종주코스의 하나였다.

팔공산은 경북 칠곡의 가산에서 부터 은해사나 갓바위까지 가야 진정한 완전한 종주코스라고 하는데 당일 코스로 시간상 도저히 무리라 생각하여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만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반쪽짜리 종주코스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가는데도 나는 아주 힘들었다.

(파계사행 버스를 타려면 동대구역 우측 육교밑으로 방향따라 내려가 버스정류소에서 101-1번 버스를 타면됨.  요금은 1100원)

 

 

등산화와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파계사로 가벼운 발걸음을 향하였다. 오늘 날씨는 맑고 참 좋은데 산행하기에는 덥겠다. 대구의 날씨가 어떤가? 전국 최고의 더운 지방이 아닌가? 주차장에서(7:10) 잘닦인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파계사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니 계곡 물소리는 졸졸졸 은은하게 들리고 이른 아침의 향기 가득한 풀냄새와 신선한 공기와 산새들도 나를 반기듯이 지지배배하고 있었다. 천천히 올라가면서 가슴을 크게 열고 심호흡도 한번 해보았다. 역시 공기가 여느 지역과 달랐다.
파계사로 올라가는 길목에 파계사 유래가 적힌 안내판과 함께 조그만 저수지를 가로질러 파계사로 올라가니 며칠후면 초파일인데도 사람은 거의 없었다.(7:30도착)

 

 

절 뒤편 좌측의 화장실이 있는 등로를 등산 초입으로 잡고 파계재를 향해 올라갔다. 오늘도 역시 산에 오르는 사람이 나 말고는 아무도 없어 나홀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혼자서 산행을 하다보면 몇시간동안 적적한 생각도 들지만 또 나름대로 무언가 할수 있는 혼자만의 호젓함이 매력이 아닌가 싶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팔각정 비슷한 웬 정자가 설치되어있어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쉬어가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다.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면서 피곤하고 지친몸을 잠시 쉬면서 한잠 자고가면 이보다 더 좋을순 없겠다 생각이 든다.
저기 저 위 멀리 보이는 능선까지 계속 치고 올라갔다. 난 항상 처음에는 다리가 무겁고 몸 전체가 힘들고 땀이많이 나는 체질이다. 한 두어시간 지나서야 열을 받아 힘이 나니 말이다. 오늘도 파계재까지 가는데 그렇게 가파른 길이 아니건만 역시 몸이 무겁고 힘들다. 그러나, 산행시마다 느끼지만 분명한 것은 공기 하나만은 끝내주게 좋다. 진짜다.

 

거의 한시간만에 힘들게 고개에 도착(8:10)했다. 좌측으로 가면 한티재를 경유 가산까지 가는 길목이고 내가 가야할 곳은 파계봉쪽인 우측이었다. 잠시 쉬면서 오늘 산행일정을 다시 계획해본다. 산행시간이 9시간 전후면 되지않겠나 싶다. 그러면 오후 대여섯시가 되어야 갓바위 주차장에 도착할 것같다. 이제 막 시작인데 부지런히 걷자. 때로는 땀도 흠뻑 흘리고 삼림욕과 함께 주변 조망도 피부로 느껴보면서...

 (정상등산로 표지가 파계재163 ~갓바위1)


파계봉을 향하여 이름모를 봉우리를 오르라 내리락 거리며 30여분 계속가니 한 봉우리가 나오는데 조금 높은 것 같아 이게 파계봉인가 싶지만 비석이 없어 내 재주로는 확인할길이 없다. 또 맞으면 어떻고 안 맞으면 어떻나? 아무 상관없다. 일단 파계봉이라 해두자(8:45)

파계봉을 지나 내리막길로 계속 내려오다가 능선따라 가니 첫 번째 헬기장이 보였는데 저멀리 아득히 비로봉이 보였다. 10시 10분경 로프로 된 내리막이 있는 능선 꼭대기에 도착하여 주변을 한번 살펴보니 오늘 날씨가 맑아 사방으로 탁트인 산줄기가 팔공산도 보통 웅장한 산이 아니구나 실감났다.

 

 

 톱날능선에서....

 

 

서봉에 도착(10:45)하여 오른 처음 만난등산객이 보였다. 동화사 쪽을 바라보니 많은 등산객이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고 있는게 조그맣게 보였다. 팔공산은 대구의 진산으로서 사시사철 등산객이 끊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특히 가족을 동반한 등반객들에게는 더욱 인기가 많은 명산이다. 특히 오른은 노동절아니가.

  


서봉에는 웬지 모르지만 표지석이 둘 있었다. 하나는 우리가 통상 부르는 서봉이요 하나는 생전 듣도보다 못한 삼성봉이었다. 바로 앞 맞은편의 비로봉 정상에는 사람의 접근을 할수 없도록 웅장한 철탑이 기를 팍 죽이게 만들었다. 그 옆에 암벽으로 둘러쌓인 거대한 바위가 성채처럼 떡 버티고 등산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현재는 비로봉을 대신하여 동봉이 팔공산의 최고봉으로 자태를 뽐내고있었다. 동봉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은 계단이었으나 예전에는 밧줄을 타고 올라갔었던 모양이다.


동봉입구 안부에는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있는데 초파일을 맞아 여기에도 초와 향을 피우는 등 부처님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항상 산행시에는 사찰에 들려 나도  나름대로의 소원을 빌고 있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석상은 아니것 같지만 항상 미소를 띄고 있는게 무척 서민적이다. 이곳은 동화사와 좌우 파계사, 갓바위 등에서 올라온 사람 등 모든 등산코스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다 몰리는 곳이라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는 팔공산의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동봉 정상에 서면(11:25) 팔공스카이라인 아래 동화사 집단시설지구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이곳 팔공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넓은데다가 곳곳에 사찰과 수많은 암자로 이루어져있어 마치 불교의 도량 같았다. 어느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로봉을 중심으로 서봉과 동봉의 좌우측이 봉황이 나래를 활짝 펴고 대구시내를 보면서 비상하는 것 갔다고 한다. 비로봉의 몸통으로 했을 때 좌측 서봉쪽과 우측 동봉쪽이 날개를 편 모습이라 하는 데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소리를 듣고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무엇이든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이라 했던가 아무튼 그런 것 같다.

산림청 100대 명산과 한국의 산하 100대 명산 127명산 중 59번째로 오른 팔공산 동봉에서...

 

이제는 반정도 왔나 모르겠다. 인터넷상 산행기의 내용을 보면 반환점은 되는 것 같은데 여기서부터 갓바위까지는 암벽과 로프, 가파른 길이 연이어져 있어 거리보다는 지역자체가 훨씬 힘들다는데.. 정말 그랬다. 비록 겨울 눈산행은 아니었지만 군데군데 암벽과 로프타기, 가파른 내리막길 등... 그것보다도 오후 산행이 정말 힘들은 것은 처음에 오버페이스 했는지 날씨가 너무 더웠는지 점심식사후 온몸에 힘이 없고 뜨거운 햇볕에 물만 자꾸 들이키고 저기 보이는 관봉이 왜 이럴게 먼지.. 아무 생각없이 시원한 풀밭에 들어누워 한숨자고 갔으면 생각이 꿀떡 같았다. 아직까지 산행중에 이런 생각이 들은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체력이 딸린걸까? 힘이 없다. 동화사로 내려갈까 생각도 들었다.

신령재를 도착하여(12:40)  잠시 체력을 점검하기 위해 그늘막에 앉아 준비한 빵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아직 무릎주위에는 이상이 없었다. 오늘 산행의 후반부라 할 수 있는 지점까지 왔지만 아직 4.5㎞라니 눈앞이 캄캄했다. 오후 내내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얼굴은 시끄멓게 타고 나중에는 걸을 힘조차 없었다. 갖고온 연양경과 초코렛등 행동식 음식물도 먹기싫고 나도 이러다가 말로만 들은 탈진 현상이 오는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이제는 주위에 오고가는 등산객 조차 없이 나홀로 계속 죽기 아니면 까물어치기 식으로 앞으로 전진했다.

 

 

 

 

완만한 길을 어느정도 걷다가 점차 오르막으로 바뀌면서 앞이 훤한 조망길이 열리고 우측으로 녹색 휀스가 쳐진 고갯길의 휀스를 두손으로 잡고 올라갔다. 이곳이 능성재라는 고개(13:55)이며 은해사 방향과 갓바위 1.8㎞라는 표지판과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거리를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내어 드디어 14시 55분에 '정상등산로 1'의 표지판이 있는 관봉에 도착하였다.

저 아래쪽에 선본사가 보인다. 선본사쪽 계단을 내려가 다시 타고 올라가니 오늘의 종착지인 갓바위다. (15:15)
힘든 하루였다. 갓바위는 팔공산 관봉에 위치한 석조여래좌불을 가리키는 것이며 자연판석을 쓰고 있다 하여 갓바위 부처라고도 한다. 갓바위를 향하여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반드시 소원성취가 된다는 전설을 갖고잇어 사시사철 불자들이 끊이질 않는곳이기도 하다. 초파일이 며칠 남지않은 오늘도 많은 신도들이 치성을 드리고 있었다. 나도 소원을 빌어보았다. 갓바위가 부산방향으로 보고 있어 부산.경남사람들은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 준다고 한다.^^^
갓바위에서 주차장 내려가는 길은 계단길인데 무릎뒤쪽이 당기기 시작하니 불교에서 말하고 고행의 길인것 같다. 그래도 관암사부터 평지라서 주차장에 내려 오는데는 조금 수월했다(16:00).  주창장에서시내로 들어가는 버스(401번)를 타고(16:10)  동대구역 정류소(16:57)에 내려  동대구역에 내려 부산으로 가는 KTX를 타니(17:01) 피곤으로 졸음이 밀려왔다.
오늘은 처음부터 체력안배에 실패했기 때문에 후반부에 힘들었던 것 같다. 항상 산행시에는 자기 체력의 30%는 유지되어 있어야 비상시에 활용할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힘들은 하루였으나 산행후에는 항상 기분이 좋다. 이런 맛이 산에 올라가는 이유중의 하나일거라 생각한다. 내일모래도 휴일이라 서울쪽으로 산행할  생각이다. 오늘도 피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달콤하고도 황홀한 꿈의 나라도 빠져 들어갔다. 산이 있어 산에 가는 그런 멋진 꿈을 꾸면서...

지도1

 지도2

 지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