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을 정복하자.
글_ 한성수(동해대학교 멀티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사진 중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분야는 다름 아닌 인물 사진일 것이다. 증명사진에서부터 친구들과 관광지에서 촬영하는 기념사진이나 결혼식, 돌, 회갑 잔치 등 각종 행사에서 촬영되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인물사진은 매우 폭 넓게 촬영되고 있다. 때문에 누구나 한번 쯤 다른 사람을 촬영해 보거나 또는 자신이 직접 사진 속의 주인공이 된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결과물에 대한 불만이나 의문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진 속의 이미지가 실제 자신의 모습보다 잘 나오기를 원하지만 막상 촬영에 임하거나 사진을 받아 보면 그리 쉽지 만은 않게 느껴진다.
사진(寫眞)이라는 용어 자체가 의미하듯이 사진은 대상의 외관을 있는 그대로 재현시켜 준다. 사진이 갖고 있는 이러한 특성은 우리들로 하여금 사진 속에서 보여지는 요소들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는 그 대상이 인물일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아 들고 만족해 기분 좋아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사진 속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이라도 하듯이 이내 수긍하고 만다. 또는 농담 삼아 얘기하는 ‘원판불변의 법칙’(?)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카메라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들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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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위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진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사람들이나 간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산한 경우도 많고, 장엄하게 펼쳐진 풍경사진 속의 장소도 실제로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인물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얼굴에서는 잡티 하나 발견할 수 없다.
또 이마와 눈가의 주름살이 사라진 할아버지의 초상 사진, 마치 성형수술이라도 한 것처럼 갸름해진 사진 속 친구의 얼굴 등 많은 경우 사진은 우리가 실제로 그 대상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면들을 보여 주곤 한다.
이런 일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프로 사진가들 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자동 카메라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있으며, 그런 몇 가지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훨씬 보기 좋은 인물 사진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우리 가족의 화목한 모습, 사랑하는 연인, 친구들과의 추억을 보다 멋진 모습으로 영원히 간직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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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zoomin.co.kr/upload/webzine/aca_127/3544_23089_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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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단순화시켜 인물을 부각시키자. 극단적으로 인물을 근접 촬영하지 않는 한 대부분 인물의 주변 배경이 화면 내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주변 배경은 때로는 그 인물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인물을 부각시키고 사진 속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많은 경우 기념 촬영에서 멋진 풍경이나 건축물, 조형물 등을 배경으로 인물 촬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방문 장소에 대한 기록 이외에 사진 속의 배경이 그 자체로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지저분하고 불필요한 주변의 모습이 사진에 포함되어 시선을 빼앗고 인물이 부각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모든 사진에서 배경의 정리는 기본적인 사항이다. 배경의 정리는 말 그대로 복잡한 배경을 시각적으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적절한 배경을 선택하는 것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사진가는 촬영 순간순간 대상인 인물에도 집중하지만 그와 함께 배경을 이루는 주변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적절한 배경의 선택이 어려운 경우 과감하게 단순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조로운 패턴의 벽면을 배경으로 하거나 앵글을 낮춰 하늘을 화면에 포함시키는 것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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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선택은 많은 것을 좌우한다. 렌즈의 선택은 대상의 묘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인물 촬영을 위한 렌즈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각 렌즈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으므로 상황과 대상에 맞게 그 특성을 살려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다만 보다 자연스러운 인물의 묘사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광각 렌즈보다는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각 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화각은 넓은 반면 대상의 크기는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인물을 화면에 비중있게 포함시키려면 대상에 가까이 접근하게 되고 이는 원근감이 강조되면서 피사체가 왜곡되어 나타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여러 명이 늘어서서 광각 렌즈로 촬영된 기념사진의 경우 가장자리에 위치한 사람의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는 것도 광각 렌즈의 사용에 따른 결과이다.
반면 망원 렌즈는 화각이 좁고 상의 크기가 커지게 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물로부터 떨어져 먼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다. 이는 원근감을 줄이고 보다 자연스러운 인물의 묘사를 가능하게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망원 렌즈의 사용은 불필요하게 많은 배경이 화면 내에 포함되는 것을 막아준다. 먼 거리에서 좁은 화각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인물을 같은 크기로 나타나게 하면 상대적으로 화면 내에 포함되는 배경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뒤 배경이 아웃 포커스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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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포커스(out of focus) 기법을 활용하자. 배경을 단순화시켜 정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초점이 어긋나 흐려지게 만드는 아웃 포커스(out of focus) 기법이다. 초점이 맞는 범위(피사계심도)를 얕게 조절하면 초점을 맞춘 지점만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그 앞쪽과 뒤쪽은 흐리게 나타난다. 배경을 아웃 포커스시키기 위한 방법은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광각 렌즈 보다는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소형 카메라의 경우 초점거리가 50mm인 표준 렌즈를 기준으로 이 보다 짧으면 광각 렌즈라고 하며, 길면 망원 렌즈에 속한다. 인물 촬영을 위해선 100~300mm 정도의 망원 렌즈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줌 기능이 있는 자동 카메라를 사용할 경우 줌 버튼에 있는 [Wide] 보다는 [Tele] 쪽으로 이동시키고 촬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촬영 거리이다. 인물에 가까이 접근할 수록 아웃 포커스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물론 이때에도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광각 렌즈로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불필요한 왜곡을 가져오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렌즈에 따라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최단 촬영거리가 정해져 있으므로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수동 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 초점이 맞는 상태를 뷰 파인더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으나, 자동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파인더를 통해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촬영거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설명서 등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거리를 확인해 두거나 파인더 내에 초점과 노출이 맞았는지의 여부를 알려주는 LED 표시등을 통해 초점이 맞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조리개의 조절이다. 조리개 값을 낮춰 넓게 개방할수록 초점이 맞는 범위는 얕아져서 배경이 흐려지는 정도가 심해진다. 반대로 조리개 수치를 높여서 구경을 조일수록 초점이 맞는 범위가 넓어져 화면이 전체적으로 선명하게 묘사된다. 이상의 세 가지 방법 중 자신이 사용하는 카메라나 상황에 따라 서로 적절히 혼합하여 사용하게 되면 충분히 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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