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아이 마음, 독서로 치유한다
자신과 같은 상황의 책읽고 정서적인 카타르시스 느껴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위기감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 억압된 감정으로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상처는 성격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아이들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치료는 마음을 읽어주고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돕는 데 유익하다.
독서치료(bibliotherapy)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책을 의미하는 ‘biblio’와 치료를 의미하는 ‘therapy’의 합성어이다. 독서치료는 동일시, 카타르시스, 통찰이라는 과정을 통해 치유과정을 경험한다. 책을 읽고 자신과 같은 사람을 만나거나 자기 상황과 비슷한 사건을 만나게 되면 동일시하게 된다. 동일시된 감정으로 억압되거나 알지 못했던 주관적인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이때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충분한 감정 정화를 통해 스스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데 그 경험은 자신이 지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한다.
예를 들어 두려움이 심한 아이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꼬마 박쥐”(비룡소)를 읽고 꼬마 박쥐가 두려워하던 어둠처럼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의식하며 책을 읽는다면 동일시되어 꼬마 박쥐의 행동을 살필 것이다. 그때 꼬마 박쥐가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감정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 경험은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책을 읽고 난 후 꼬마 박쥐가 어둠을 두려워했던 것처럼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눈다면 두려움은 사라질 수 있다.
독서치료는 정서적인 문제, 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사람, 성장하면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발달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라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특성에 따라 발달적 독서치료와 임상적 독서치료로 나뉠 수 있다. 발달적 독서치료는 정상적인 생활 중에 경험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아이와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나 선생님이 함께할 수 있다.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는 스스로 자기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점을 찾는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임상적 독서치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지닌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대상은 발달장애, 정서장애, 주의력 결핍 등 정서적이나 행동적인 면에서 심하게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 이다.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문제에 초점을 두게 된다.
독서치료를 통한 마음 읽기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그러기 위해 먼저 자기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독서치료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음 치유를 위한 대상이 된다. 마음 읽기를 위해 공감과 수용, 경청은 꼭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다. 공감은 아이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또 주의를 기울여 이야기를 듣는 적극적인 경청,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적인 마음이 필요하다.
독서치료를 하기 위해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 맞는 책을 정해 함께 읽으며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보이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의식하지 못한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데 책에 담긴 이야기를 활용한다. 모리스-밴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독서치료의 목적은 아이들이 자아와 타인을 이해하고 자율적이 되어 학교, 가정 및 사회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독서치료는 권위적인 교육이 아닌 스스로 책을 읽으며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독서치료에서 어른의 역할은 독서치료원리인 동일시, 카타르시스, 통찰을 잘 적용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담당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