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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병 허리 디스크 이야기 본문
허리 디스크의 진단 | 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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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병에서도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허리 디스크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증상입니다. 환자의 증상을 무시하고 정밀검사 소견만 가지고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밀검사에서 아무리 심한 소견을 보여도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 개의 작은 척추뼈가 모여서 척추라는 인체의 기둥을 이룬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척추뼈만 층층이 쌓여 있다면 뼈끼리 부딪쳐서 아프고 소리도 날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척추뼈 사이에는 척추뼈끼리 부딪치는 것을 막아주는 쿠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디스크(disc)’ 라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구조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디스크는 영어이며 우리말 의학 용어로는 ‘추간판(椎間板)’ 이라고 부릅니다(그림 2-1).
디스크(추간판)의 한가운데에는 젤리 같이 찐득찐득한 수핵(髓核)이라는 물질이 있으며, 그 주변에 수핵을 둘러싸는 섬유륜(纖維輪)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막(膜)이 있어 디스크는 전체적으로 자동차의 타이어와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그림2-2a).
디스크는 평상시 일어서 있는 상태에서는 중력을 받아 납작해지면서 바깥쪽으로 약간 볼록한 형태가 됩니다(그림 2-2b). 디스크는 그 특수한 구조 때문에 웬만한 힘이 가해져도 쿠션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스크가 견딜 수 있는 힘보다 더 큰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경우 손상을 입게 됩니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린다거나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게 되면 디스크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디스크가 밖으로 돌출되는데(그림 2-2c), 심한 경우 디스크를 감싼 막이 터지면서 그 안에 있는 수핵이 튀어나오게 됩니다(그림 2-2d). 디스크가 돌출되는 경우 대개 후방(後方) 또는 후외방(後外方)으로 돌출되는데 이때 바로 곁에 있는 신경을 누르게 됩니다(그림 2-3). 이 신경은 척추신경 다발에서 갈라져 나간 ‘가지신경’ 인 요추 신경입니다. 요추 신경은 허리에서 다리〔下肢〕로 내려가는 신경입니다. 돌출된 디스크로 요추 신경이 눌리면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증상〔방사통, 放射痛〕을 느끼게 됩니다. 이와 같이 디스크가 돌출되어 신경을 눌러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 ‘추간판 탈출증(椎間板脫出症)’ 또는 ‘디스크 탈출증’ 입니다. 이 병을 일반인들은 간단히 ‘디스크’ 라고 부릅니다. 디스크는 척추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습니다. 목에 생기면 ‘목 디스크’, 등에 생기면 ‘등 디스크’, 허리에 생기면 ‘허리 디스크’ 라고 부릅니다. 빈도별로 보면 허리 디스크가 가장 흔하고, 다음이 목 디스크이며 등 디스크는 드문 병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병은 허리 디스크입니다.
허리에는 제1요추부터 제5요추까지 다섯 개의 척추뼈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허리라고 하면 제5요추 바로 아래의 제1천추까지 포함합니다.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가 ‘디스크’ 입니다. 따라서 허리에는 위쪽의 제1~2요추 사이의 디스크부터 아래쪽의 제5요추~1천추 사이의 디스크까지 다섯 개의 디스크 마디가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가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제4~5요추 사이의 디스크, 제5요추~1천추 사이의 디스크 두 부위입니다. 이 두 부위에서 90% 이상 발생합니다. 간혹 제3~4요추 사이의 디스크에서 발생하기도 하며 드물게 제2~3요추 사이, 제1~2요추 사이의 디스크에서도 발생합니다. 디스크가 두 부위 이상 여러 부위에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스크의 발생 부위가 높을수록 수술의 부담이 커집니다. 부위가 위로 올라갈수록 중추 신경에 가까워져서 수술 과정에서 신경을 다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제1요추 부위에서 중추 신경이 말초 신경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디스크 발생 부위가 높을수록, 특히 제1~2요추 사이의 디스크 또는 그보다 위쪽의 디스크 수술에서는 신경이 다치지 않도록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신경을 다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발가락, 발목 또는 무릎 아래가 마비될 수 있고 대, 소변 장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서 가장 두드러진 두 가지 증상은 ‘요통’ 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 입니다. 환자에 따라서 요통이 주증상인 경우도 있고, 다리의 통증이 주증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는 요통보다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리의 증상이 전혀 없이 요통만 있는 경우는 허리 디스크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요통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 디스크에서 요통은 허리 부위뿐만 아니라 엉치 부위의 통증으로도 많이 나타납니다. 다리의 통증은 허리나 엉치에서 시작하여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과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放射痛)의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대개의 경우 한쪽 다리나 한쪽 엉치에서 통증을 느끼지만, 심한 경우 양쪽 다리 모두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돌출된 디스크로 신경이 심하게 눌리는 환자에서는 발목이나 발가락 마비, 감각 저하 등의 신경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설명할 것입니다.
병이 허리에 있다고 해서 꼭 허리 부위가 아픈 것은 아닙니다. 돌출된 디스크로 신경이 눌리는데 이 신경은 ‘요추 신경’ 으로, 허리에서 엉치를 거쳐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입니다. 따라서 병은 허리에 있지만 허리보다 엉치나 종아리, 발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더 많습니다.
허리 디스크가 심한 환자, 즉 돌출된 디스크로 신경이 심하게 눌린 환자에서는 간혹 척추가 한쪽으로 휘어지게 됩니다. 신경을 조금이라도 덜 눌리게 하기 위하여 무의식중에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척추가 휘어지는 상태를 측만증이라고 합니다. 측만증에는 척추의 구조적인 변화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 따라 구조성 측만증과 비구조성 측만증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초·중·고등학생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척추가 휘어지는 병은 특발성 측만증이라는 병인데, 구조성 측만증의 한 유형입니다. 이에 반해서 디스크로 인하여 척추가 휘어지는 것은 비구조성 측만증의 한 유형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65페이지에서 다시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몸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것은 디스크가 그만큼 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에 정밀검사가 없을 때에는 이 증상이 있으면 수술적 치료를 생각하였을 정도로 중요한 증상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몸이 한쪽으로 틀어지면 다리 길이가 다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리 길이가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허리 디스크는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병이지 생명에 지장이 있는 병은 아닙니다. 만약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하거나, 식욕이 떨어지거나, 발열(發熱) 증세가 계속된다면 허리 디스크가 아닌 보다 더 심각한 병을 생각해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에서 돌출된 디스크로 눌리는 신경은 요추 신경입니다. 어떤 병이든지 요추 신경이 눌리게 되면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척추 골수염으로 인해 고름이 요추 신경을 누르거나, 척추 종양에서 종양 조직이 요추 신경을 누르는 경우 허리 디스크와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병들은 허리 디스크 증상 이외에 발열, 체중감소 등의 전신증상을 함께 보입니다. 따라서 질문을 하신 분은 허리 디스크가 아닌 다른 병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허리가 심하게 아프면 근육이 긴장을 하게 되므로 등과 목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등이나 목의 증상은 허리 디스크와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머리가 아프고 손끝이나 팔다리가 쑤시는 증상은 디스크 증상과 관계가 없습니다. 다른 질병이 있는지, 아니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닌지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허리 디스크에 걸리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2~3%라고 합니다. 허리 디스크가 아무리 잘 알려진 병이라고 하더라도 암, 고혈압만큼 흔한 병은 아닙니다. 허리 디스크는 30~50세 사이에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20세 이전에도 허리 디스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조사 결과 허리 디스크 환자의 약 15%가 10대에 발병합니다. 허리 디스크와 가장 비슷한 병인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40세 이후에 발병합니다.
10대 초반의 아주 어린 나이에도 디스크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때 디스크를 노화현상으로 설명했는데 어린아이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노화현상만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서 생기는 디스크는 어른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돌출된 디스크 속에 뼈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간혹 초·중·고등학생 자녀가 디스크로 진단을 받고 정밀검사를 해 보니 디스크와 함께 뼈조각이 떨어져 나왔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을 봅니다. 10대에는 척추뼈의 성장판이 아직 닫히지 않고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디스크가 돌출되면서 성장판의 뼈조각 일부를 물고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CT, MRI 등의 정밀검사로 뼈조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서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 디스크와 뼈조각을 함께 제거하려면 큰 수술이 됩니다.
허리 디스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이 허리 디스크에 잘 걸리는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직업, 운전을 많이 하는 분들, 흡연을 하는 분들에서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 이외에 아직 뚜렷하게 입증된 사실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돌출의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어떤 의사들은 허리 디스크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현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나이가 들면 디스크 내부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면서 디스크가 탄력을 잃게 되는데, 탄력을 잃은 디스크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디스크가 돌출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0세의 어린아이에서도 디스크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노화현상만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허리 디스크란 병은 디스크(추간판)라고 불리는 구조물이 돌출되면서 신경을 누르는 병입니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디스크가 돌출될 때 정상적인 디스크가 돌출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의 경우 이미 변성(變性)되어 있는 상태의 디스크가 돌출된다는 사실입니다. ‘변성 디스크’ 란 ‘비정상 디스크’ 와 같은 의미로 받아 들이면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디스크가 돌출되기 전에 그 디스크는 이미 비정상 디스크 상태입니다. 현재 허리 디스크 발생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변성된 디스크에 과도한 외력(外力)이 가해지면서 디스크가 돌출되는 것’ 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변성(變性)’ 이란 용어는 말 그대로 성질(性質)이 변화(變化)되어 정상과는 다른 상태라는 뜻입니다. 디스크의 변성 상태는 디스크 내부에 고장이 난 상태라고 이해하셔도 좋습니다(디스크 내부에 고장이 난 상태는 253페이지에서 ‘디스크 내장증(內障症)’ 이라는 병명으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MRI 검사 소견을 이용하여 설명하면 더 쉽게 이해하실 것입니다. 정상 디스크는 MRI 검사에서 밝은 색으로 나타납니다. 디스크 내부에 고장이 나면, 즉 디스크가 변성된 상태에서는 밝게 나타나야 할 디스크가 검은색으로 나타납니다(그림 2-7). 따라서 변성 디스크 상태를 미국 사람들은 ‘Dark Disc Disease(검은색 디스크의 질환)’, 간단히 DD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변성 디스크의 주증상은 요통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변성 디스크 상태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으며, 요통도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집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변성 디스크에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지면서 디스크가 후방으로 돌출됩니다. 이것이 ‘허리 디스크’ 라는 병입니다. 요약하면,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 환자는 디스크가 돌출되기 전에 이미 변성 디스크 상태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의사들은 디스크의 변성 변화를 노화현상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서 ‘변성 디스크’ 라는 말 대신에 ‘퇴행성 디스크’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는 것과 같이 디스크를 구성하는 물질에 노화현상이 일어난 상태가 변성 디스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10대의 어린 나이에도 디스크의 변성이 생기기 때문에 노화현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디스크 변성을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이 ‘자가면역 질환’ 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는 체내의 면역 시스템이 환자 자신의 관절 구성물질을 침입자 또는 이물질(異物質)로 잘못 인식하고, 관절을 공격하여 파괴합니다. 마찬가지로 면역 시스템에서 자신의 디스크 구성물질을 외부의 침입자라고 착각하고 공격하여 정상적인 디스크를 망가뜨리면 변성 디스크가 된다는 것입니다. 변성 디스크가 왜 생기는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쨌건 변성 디스크는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여기서 더 진행하여 ‘허리 디스크’ 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변성 디스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지만 최근에는 MRI 검사를 통하여 비교적 용이하게 디스크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관찰할 때 그 병이 밟는 경과를 ‘그 질병의 자연경과(自然經過, Natural history of the disease)’ 라고 합니다. 모든 질병은 각각 다른 자연경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맹장염(정확히 말하면 충수염: 蟲垂炎)의 경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맹장이 터져 복막염을 일으켜 생명이 위태로울 것이며, 위암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암이 온몸에 퍼져 생명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감기는 “약 먹으면 일주일, 약 안 먹으면 7일” 이라는 농담이 있듯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개 잘 낫습니다. 허리 디스크의 자연경과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전체 환자의 약 75%가 한두 달 정도 안정 가료만 취하면 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되고, 시간이 좀 걸려도 결국 자연 치유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놔 둬도 저절로 좋아질 환자가 75% 정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절로 좋아지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수술을 받았다면 수술로 좋아졌다고 생각을 할 것이고, 침을 맞았다면 침 때문에 좋아졌다고 고맙게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공연히 불필요한 치료를 했을 가능성이 75%나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당장 아파 죽겠는데 저절로 좋아진다고 아무 치료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아픈 통증은 약이나 물리 치료 등으로 덜 아프게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 치유되는지 아닌지는 최소한 한 달 이상 기다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지 며칠도 되지 않은 환자에게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면서 수술을 권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75%의 환자가 자연 치유된다는 허리 디스크의 자연경과를 고려할 때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허리 디스크의 자연경과에 관해서는 제3장 “허리 디스크의 보존적 치료” 에서 좀더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의 주증상은 크게 요통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통증의 두 가지 증상입니다. 한두 달 안에 증상이 저절로 좋아진다는 것은 주로 다리가 저리고 아픈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요통은 좀더 오래갈 수 있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다리의증상이 없어진 후 요통이 계속되는 것을 걱정하는데, 요통은 운동 치료를 통하여 허리를 강하게 만들어야 결국 좋아집니다. 따라서 자연 치유가 되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것은 다리의 통증입니다. 허리와 다리가 같이 아프다가 다리의 통증이 없어지는 현상을 ‘중심화 현상’ 이라고 표현하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통증이 허리 가운데로 뭉친다는 뜻입니다. 중심화 현상이 나타나면 허리 디스크라는 병이 나아졌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운동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중심화 현상은 127페이지에서다시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허리 디스크 환자는 응급 상황이 아닙니다. 따라서 서둘러 수술하지 않으면 다리가 마비된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서둘러 수술 치료를 하는 것보다 약물 치료, 물리 치료 등으로 통증을 다스리면서 병의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 치유될 가능성이 10명 중 7~8명(75%)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드물게 다음과 같은 응급 상황도 있습니다. (1) 허리 디스크에 의한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면 응급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또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현저하게 약해졌다면 서둘러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3) 아주 드물게 대, 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거나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심각한 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습니다. 보통의 허리 디스크 환자는 신경다발에서 갈라진 가지신경 하나가 눌리는 데 반해서 ‘마미증후군’ 은 신경다발 전체가 큰 디스크 조각에 의하여 갑자기 심하게 눌린 경우에 나타납니다. 이런 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큰 대학병원에서도 3~4년에 한두 명 경험할 정도로 아주 드물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에서는 돌출된 디스크로 ‘요추 신경’ 이 눌려 ‘요통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 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 협착증입니다. 그 밖에도 요추 신경을 누르는 질환은 모두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척추 결핵, 척추 골수염, 척추의 암 등에서 고름이나 암조직이 요추 신경을 누르면 비슷한 증상을 나타냅니다. 허리 디스크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들과 감별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병들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질환들 가운데 비교적 흔히 접하는 질환들을 모아서 “제6장 허리 디스크의 유사 질환” 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질병의 진단은 ① 문진(問診)을 통해서 환자의 증상을 알아보고, ② 의사가 직접 환자를 진찰한 후, ③ 여러 가지 검사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도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이 세 가지 과정을 거쳐 진단하게 됩니다.
진찰에 앞서 허리 디스크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증상입니다. 증상만 들어도 허리 디스크인지 아닌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진 과정에서 의사에게 증상을 조리있게 잘 이야기해야 합니다. 증상에 대해서는 46페이지에서 이미 설명하였습니다. 허리 디스크의 진찰은 ‘하지 직거상 검사’ 와 ‘신경 검사’ 의 두 가지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허리 디스크의 진찰에는 특별한 기구가 필요치 않습니다. 단지 한쪽 끝에 고무가 달린 망치와 같이 생긴 ‘햄머(hammer)’ 라고 부르는 간단한 기구만 있으면 됩니다. 이 기구는 신경 반사를 알아보는 데 사용됩니다. (1) 하지 직거상 검사(下肢直擧上檢査, Straight leg raising test)
그림 2-11 무릎을 편 상태로 한쪽 다리씩 들어올리는 데 제한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2) 신경 검사
이상과 같은 신경 검사를 통하여 척추 신경의 어느 부위가 눌렸는지, 허리 디스크가 생긴 부위가 어디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서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 증상은 신경이 비교적 심하게 눌린 환자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1) 제4~5요추 사이에서 디스크가 돌출되면 제5요추 신경이 눌립니다. 이 때는 엄지발가락을 위쪽으로 들어올리는 힘이 그림 2-12 <a> (2) 제5요추와 제1천추 사이에서 디스크가 돌출되면 제1천추 신경이 눌립니다. 이 때는 발가락 끝으로 서는 것이 잘 안 되고, 그림 2-12 <b> (3) 제3~4요추 사이에서 디스크가 돌출되면 제4요추 신경이 눌립니다. 이 때는 발목을 위로 들어올리는 힘이 떨어지고, 무릎 그림 2-12 <c>
허리 디스크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시행하는 검사는 표와 같이 엑스레이 검사, 근전도 검사, 기타 검사, 정밀검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열거한 검사를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이 가운데 몇 가지 검사를 해서 허리 디스크의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엑스레이 검사로 허리 디스크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엑스레이 검사를 통하여 값비싼 정밀검사로도 알 수 없는 허리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 검사부터 시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정밀검사로 척추뼈나 디스크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반면에, 엑스레이 검사로는 척추 전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 사이에서 엑스레이 검사는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경시(輕視)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의 엑스레이 검사에서 유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 (1) 엑스레이 검사에서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간격이 좁아진 경우 허리 디스크라고 진단하는
(2) 통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20% 정도가 태어날 때부터 허리 척추뼈의 크고 작은 기형(奇形)을 (3) 척추 결핵, 척추의 골수염, 척추의 암 등과 같이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허리 질환이 많습니다. (4) 허리 디스크 환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면 척추가 옆으로 휜 경우를 간혹 발견합니다. 척추가 옆으로 휜 것은 디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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